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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리뷰

넷플릭스 보는 사람: 서던 리치 소멸의 땅(2018) 간단 리뷰

넷플릭스 보는 사람: 서던 리치 소멸의 땅(2018) 간단 리뷰

*스포일러 안내: 엔딩 내용을 쓰진 않았지만, 엔딩 언급이 많습니다.

한 토막 감상

"불가해한 미지를 마주하는 SF적 공포를 시각적으로 잘 보여준 영화"


서던 리치는 이해하기 상당히 난해한 영화였습니다. 감독인 알렉스 갈랜드는 제프 밴더미어의 3부작 소설을 원작으로 영화를 제작했지만, 스토리를 그대로 옮겨오진 않았다고 합니다. 난해한 영화가 그렇듯이 검색해 보시면 결말 해석에 관한 분석글이 많습니다. 시청하고 난 후 이해가 힘들 때 한번씩 읽어보면 생각이 정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영화의 세계관 자체는 낯설지 않습니다. 우주에서 지구로 미지의 물체가 떨어집니다. 그리고 그 물체 주변으로 '쉬머(The Shimmer)'라는 불가사의한 영역이 생겨납니다. 무섭게도 이 영역은 점점 넓어져 가는데, 안으로 탐사를 보낸 사람들은 아무도 돌아오질 않습니다. 하지만 탐사를 보낸 후 1년이 지난 시점에 주인공 리나의 배우자, 케인이 갑작스럽게 나타납니다. 그러나 그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고 내출혈로 돌연 사망합니다. 그 후 리나는 군인들에게 연행되어 쉬머 탐사에 나서게 됩니다. 여기까지 보면 우리는 익숙한 기대를 하게 됩니다. 아, 우주에서 외계인이 내려왔나보다. 외계인 침공 영화인가 보다. 이런 기대를 품게 되죠.

Watching 'Annihilation' at home versus the cinema | Engadget

하지만 영화는 쉽게 답을 내어주지 않습니다. 답을 알 수 없도록 하는 것이 감독의 의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미지의 것을 쌩으로 마주하는 느낌을 그대로 재현하고 싶었을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사실,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의 원인을 바로 알아낼 수 있는 경우는 드물잖아요. 만일 현 인류의 지식 체계를 벗어나는 원인이라면 더욱 그렇겠죠. 그럴 때 우리는 어떤 감정에 휩싸일까요? 그 기묘한 감정을 체험해보고 싶으시다면 서던 리치를 추천드립니다.

아, 그리고 이 영화는 잔인한 장면이 자주 나오지는 않습니다만 견디기 힘든 장면이 몇 개 나옵니다. 전 그 장면 보고 점심 걸렀습니다.....


먼저 예고편부터 보고 가시죠!


1)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결말로 분석 본능을 자극하는 영화

서던 리치를 마지막 장면까지 보더라도 우리가 알고 싶었던 것을 속시원하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바로 그 지점을 즐기는 시청자라면 오히려 빠져들 법한 영화였습니다. 정체를 마주하고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 얼마나 공포스럽겠습니까? 이 느낌은 직접 경험해보기 전까진 상상이 잘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도 그렇고요. 

예를 들어 볼까요? 어느 날 지구에 어둠에 내려앉습니다. 그 원인은 사실 지구와 태양 사이를 통과하는 아주아주 거대한 미지의 우주 생명체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생명체는 인류의 이해를 벗어나 있기 때문에 마주하더라도 그게 생명체인지 조차 알 수 없죠. 그런 상태로 진행되는 영화입니다.


2) 인상적인 시각 효과로 미지를 표현해낸 영화

하지만 위의 느낌을 재현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보여주긴 해야 하니까요. 어떤 것의 정체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면서 동시에 그게 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을 화면으로 어떻게 표현해낼 수 있을까요? 이 지점이 궁금하신가요? 그러면 넷플릭스 서던 리치를 한번 시청해 보세요(홍보톤)ㅋㅋㅋㅋㅋㅋㅋㅋ저도 저게 궁금해서 보기 시작했습니다. 어쨌든 보여주긴 해야 하잖아요! 하지만 보여주는 감독도 인간이라서 우리가 이해하는 방식으로 화면을 구성할 수밖에 없을 텐데 얼마나 이 느낌을 잘 살릴 수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이 궁금증에 공감하시는 분들은 한 번쯤 봐주세요. 또 한 가지 눈에 띄었던 점은 시청자의 기대를 불쾌하게 배신하는 광경을 연출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기이하게 변형되었지만 아름다워 보이는 자연환경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공포스러운 해석이 가능하게 되죠. 

Annihilation - WNW

마지막으로, 이 영화는 시각 효과가 굉장히 현란합니다. 이 시각적 현란함 때문에 좀 울렁거리는 분들이 계실 수 있어요. 저는 앞에서 나왔던 잔인한 장면과 맞물려 고생했었기 때문에...제 전철을 밟으시는 분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 씁니다.(밑의 포스터를 봐주세요. 현란하지 않습니까?)

Annihilation | Netflix Official Site


시간이 되면 원작 소설도 한 번 읽어볼까봐요. 

스토리가 다르다고 하니 궁금해지네요.


그럼 즐거운 넷플릭스 시청 되시길!